지독한 장염에 걸렸다.
1년에 한 번은 찾아오는 병이지만 이번엔 유독 지독하다. 여지껏 만난 장염 중에 제일 악질이다.
<7월 22일 금요일>
복통이 처음 시작된 날이다. 아침에 헬스를 갈 생각이었으나 심한 복통 탓에 오전 내내 침대에 누워 있었다.
그냥 전날 저녁 때문에 체했나 생각했고, 금방 괜찮아졌다. 점심은 음료수 하나로 떼웠고, 저녁에 치즈라면 후루룩
<7월 23일 토요일>
이날도 아침에 심상치 않았다. 역시나 헬스를 가기로 마음 먹었지만 갈 수 없었다.
이날도 오후 쯤엔 괜찮아졌고 점심엔 약과 하나만 줏어 먹었다. 저녁에는 로제불닭넓적당면에 닭튀김까지 얹어 먹는 아주 자극적인 식사를 했다.
<7월 24일 일요일>
이런 미친놈
하루종일 속이 좋지 않았다. 계속 야외에 있었고, 힘들었지만 식사는 할수 없었다.
저녁 쯤에야 속이 괜찮아져서 양꼬치에 꿔바로우를 먹었다. 그리고 이날 저녁부터 배가 본격적으로 난리나기 시작했다.
<7월 25일 월요일>
전날 밤부터 쉴 새 없이 화장실을 드나들었고 도저히 스터디카페나 헬스를 갈 수 없었다.
아픈 배를 부여잡고 내과까지 기어갔다. 증상을 얘기하니 의사 선생님이 장염인 것 같다 했고 약을 타왔다.
오는 길에 포카리도 1.5L 사왔다. 착한 여자친구가 죽을 보내줘 울면서 먹었다.
이날 밤은 정말 최악의 밤. 낮에 한숨 자고 일어나니 열과 심한 두통이 동반되어 찾아왔다. 증상이 심해 혼자 앓는 소리를 내며 누워있었고, 늦은 밤이 돼서야 조금 나아져 잠을 잘 수 있었다.
<7월 26일 화요일>
이런 미친놈2
이날도 여전히 배는 아팠다. 화장실을 미친듯이 왔다갔다 했고 주기적으로 복통이 찾아왔다.
그럼에도 죽이 먹기 싫었고, 뭔가 건강한 느낌이라고 위안할 수 있는 써브웨이를 시켜먹었다. 쿠키까지 야무지게 먹으면서 건강보다는 그냥 맛있는 식사를 했다.
<7월 27일 수요일>
순수 복통으로는 이날이 가장 심하지 않았나 싶다. 슬슬 나아졌겠지? 싶은 생각으로 일어났지만 어림도 없었다.
배가 좀 나아지면 치킨, 찜닭, 떡볶이 중에 하나를 시켜먹자고 마음 먹었지만 어림도 없었다. 도무지 식사를 할 수 없었고, 포카리를 사오는 길에 삼각김밥이나 하나 챙겨왔다.
이날은 정말 서러웠다. 누워서 유튜브로 하염없이 음식 영상들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난 왜 이 음식들을 먹을 수 없는가 생각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어쩌겠나 내가 관리를 안 한 걸. 나름 강철 위장을 자랑했는데 살면서 처음 겪어보는 복통 랠리에 인간의 나약함을 느꼈다. 이 배가 나으면 꼭 찜닭을 먹기로 마음 먹었다.
<7월 27일 수요일>
컨디션이 아주 회복됐다. 100% 좋아졌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니지만 80% 정도는 괜찮아진 것 같았다.
바로 찜닭을 주문할까 고민도 했지만 일단 참기로 했다. 그래도 뭔가 식사다운 식사를 하고싶어서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모셔왔다. 보통 사리곰탕 같은 흰국물류 라면을 먹으면 전주비빔밥 같은 레드계열 삼각김밥을 먹지만 나름 자극적인 거 피한답시고 매운 건 안 골라왔다. 미친놈
글을 쓰고 있는 금요일 새벽 현재, 자고 일어나면 대학 동기들과 MT를 간다. 술과 고기로 마음을 달래야되는데 큰일이다. 이렇게 먹어놓고 기대하는 것도 웃기지만 제발 위장 상태가 좋아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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