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Creation #1] 프로야구의 위기, 당연한 수순이었다

YJ_ 2021. 12. 20. 14:53

 

스포츠커뮤니케이션이론및실습(캡스톤디자인)

Article Creation #1 

Topic: Sport Marketing

 

이 글은 2021년 9월 27일에 작성됐습니다

 

지난 91,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227명으로 이번 시즌 가장 적은 수치였다. 올해만으로 한정 짓지 않아도 역대 최소 관중 20위 권에 해당되는 기록이다. 물론 1위와 10위의 긴장감 떨어졌고, 비 예보까지 있었기 때문에 평소보다 관중 수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국내 최고 인기의 프로스포츠 관중 수라기엔 너무 적은 수치다. 이는 단적인 예시일 뿐 현재 프로야구에 대한 팬들의 여론은 싸늘하다. KBO리그는 위기다.

 

지난 7, 몇몇 구단 선수들이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호텔에서 술을 마시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 인해 다른 선수 및 관계자들까지 격리 대상이 됐고 추가 확진자가 나오며 리그가 중단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선수 중에는 당장 몇 주 뒤 2020 도쿄올림픽에 대표팀으로 뛰게 될 선수들도 있었다. NC 다이노스의 박민우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현희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곧바로 대표팀 하차를 결정했고 대체 선수가 그들을 대신해 대표팀에 합류했다. 전반적으로 야구계 분위기가 뒤숭숭해졌고 이는 올림픽까지 이어진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13년 만에 올림픽에 야구가 부활했다. 베이징에서 한국 대표팀은 9전 전승의 놀라운 성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때의 활약은 곧 프로야구의 인기로 이어지며 2010년대 초반까지 KBO리그의 황금기가 열리게 된다. 당시 활약상을 보고 야구에 입문한 선수들을 일명 베이징 키즈라 일컫는데, 이번 올림픽에 대표팀으로 뛰었던 이정후, 강백호, 원태인 등이 이에 해당한다. 국가대표팀은 베이징 키즈에 이어 도쿄 키즈를 양성하자는 각오로 대회를 시작했다. 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처참했다. 한국은 6개의 국가 중 4위를 기록하며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올림픽의 의의가 성적이 다는 아니지만 과정도 좋지 못했다. 3, 4위 전에서 강백호가 덕아웃에서 껌을 씹는 장면이 태도 논란으로 이어지며 국민들의 여론은 싸늘했다. 몇 차례 사건·사고와 올림픽에서의 부진 이후 프로야구의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 원인이 고작 이것뿐일까?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올림픽에서의 부진, 그리고 키움 히어로즈 송우현의 음주운전까지 단기간에 여러 악재가 겹쳤지만 지금의 차가운 반응은 단순히 이 때문이 아니다. 팬들의 불만은 아주 오래전부터 누적되어 왔다. 그리고 야구는 꾸준히 위기였다.

 

프로야구의 황금기

2000년대 초반 프로야구는 암흑기에 빠져 있었다. 평균 관중은 4~5,000명에 불과했고 2006 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2 WBC 준우승까지 한국 야구는 세계무대에서 저력을 보여줬다. 그리고 이때 활약한 선수들이 스타로 떠오르며 프로야구는 덩달아 상승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류현진, 김광현, 이대호, 정근우 등 걸출한 스타들이 탄생했다. 여기에 프로야구의 치열한 순위 경쟁 구도 역시 한몫했다. 당시 야신김성근 감독을 필두로 한 SK 와이번스의 선전, 김경문 감독의 두산 베어스, 선동열 감독의 삼성 라이온즈까지 감독의 이름값만 보더라도 대단하다. 여기에 2008년 롯데 자이언츠에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하며 만년 하위권이던 롯데가 돌풍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당시 롯데는 홈 평균 관중 20,000명 이상을 유지하며 KBO리그 최고 인기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SK가 항상 선두 싸움을 하고 그 밑으로 두산, 삼성, KIA, 롯데와 같은 팀들이 가을야구 싸움을 하며 치열한 형국을 보였다. 야구장은 경기를 관람하는 동시에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변모했다. 야구장을 찾는 인원이 점점 늘어났고 프로야구의 황금기가 이어졌다.

 

위기는 오래전부터

KBO리그 인기의 하락세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2012년을 최고점으로 프로야구의 인기는 점차 누그러지는 추세다. 9, 10구단 창단으로 경기 수가 늘어나며 총 관중 수는 증가했으나 평균 관중 수는 가파르게 줄고 있다. 기본적으로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도 역시 떨어지고 있어 프로야구의 위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1. 2008-2019 KBO리그 연도별 관중 추이 (출처: KBO)

2. 2013-2021 연도별 KBO리그 관심도 (출처: 한국갤럽조사연구소)

     

위 표를 보면 그 추세가 명확히 드러난다. 2008년부터 관중 수가 매년 늘어나는 모습이다. 2009년 관중 수 종전 최고기록(1995, 540만 명)을 넘어 590만 명을 기록했고, 2011680만 명, 그리고 2012 대망의 7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때의 평균 관중 수는 13,451명으로 단연 역대 최고 수치다. 이후 2013년 제9구단 NC 다이노스, 2015년 제10구단 KT 위즈의 1군 진입으로 정규시즌 경기 수가 증가한다(2008: 519경기, 2009-2012: 532경기, 2013-2014: 576경기, 2015-현재: 720경기). 이에 따라 자연스레 총 관중 수가 상승하며 2017840만 명으로 최고치를 찍는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총 관중 수마저 점점 줄어드는 모양새다. 2020, 2021년은 코로나 펜데믹으로 제대로 관중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에 대한 기본적인 관심도가 떨어지는 것 또한 문제다. 2013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갤럽조사연구소에서 매 시즌 개막 전 조사한 국내 프로야구 관심도 조사를 참고했다. 조사에 따르면 전체적인 프로야구 관심도는 2014최고점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젊은 층의 관심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0대의 관심도 역시 하락세지만 전체 성인 평균보다 높게 형성되어 있는 반면, 20대의 관심도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요즘 기업에서는 일명 MZ세대를 잡기 위한 노력이 분주한데, KBO리그는 그중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중반 출생)의 이탈이 크다.

 

젊은 층의 이탈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7 Sports Business Journal을 통해 조사된 미국 스포츠 종목별 TV 시청자 조사에 따르면 메이저리그(MLB)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57였다. 이는 2006년 조사보다 4살 증가한 수치였고 미국 4대 메이저스포츠 중 최고령에 해당됐다(NFL: 50, NHL: 49, NBA: 42). 17세 이하 젊은 시청층의 시청 비율은 7%에 불과했는데 이 역시 4대 스포츠 중 최저치2006년 조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MLB보다 고령층의 종목은 골프, 승마, NASCAR 정도였다. 기본적으로 야구라는 종목 자체가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되면 미래가 더더욱 불투명할 수밖에 없다.

 

사람들이 프로야구를 안 보는 이유

그러면 사람들이 프로야구를 왜 안 보는 걸까? 일단 근본적으로 야구 종목 자체의 특징부터 생각해보자. 야구는 기본적으로 길고 지루하다. 축구, 농구, 배구 등 다른 주요 프로스포츠와 비교했을 때 경기시간이 길다. 2021KBO리그의 평균 경기시간은 923일 기준 3시간 16(연장 포함)이다. MLB3시간 11, 일본프로야구(NPB)2018년 기준 3시간 18분으로 한미일 모두 크게 다르지 않다. 이중 MLB는 특히 경기시간에 대한 고민이 많다. 1970년대 2시간 30분대에 불과하던 경기시간은 1990년대 2시간 50분대, 그리고 2000년에는 처음으로 3시간대에 진입하게 된다. 이로 인해 몇 년 전부터 경기시간 단축을 목적으로 스피드업 룰(Speed-Up-Rule)’을 도입하고 있다. 공수교대 시간 단축, 20초 이내 투구 규정, 투수 1명당 최소 3타자 상대 규정 등 경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문제는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본격적으로 스피드업 룰을 적용하던 2015(3시간)과 비교했을 때 현재 오히려 11분이 늘었다. 이렇다 보니 기존 9이닝 룰을 벗어나 파격적으로 7이닝 룰을 도입하자는 의견까지 나온다. 경기 시간이 길고 경기의 속도감이 떨어져 특히 2, 30대 이하 젊은 층에게 선호도가 떨어진다.

 

그리고 글 도입부에 언급했듯이 KBO리그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꾸준히 누적되어 왔다. 우선 팬서비스 문제다. 구단마다, 그리고 선수마다 편차가 크지만 국내 프로야구에서 팬서비스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9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한국프로스포츠협회, 2020)에서 국내 프로스포츠 종목별 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중 팬서비스 만족지수 조사에서 프로야구는 부정적 답변 비율 10.3%로 국내 프로스포츠 중 최고치였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19.0%), 롯데 자이언츠(18.6%), KIA 타이거즈(15.5%) 세 구단의 불만족 비율이 높았다. 공교롭게도 프로야구 원년에 창단됐고, 지방 거점 팬들의 굳건한 지지를 받는 세 팀이다. 전통적인 인기 구단으로 꼽히는 팀들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팬서비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가장 불만족 비율이 적었던 SK 와이번스(SSG 랜더스, 2.7%)와의 차이가 컸다. 이는 단순히 선수들의 성향 차이로 인한 결과일까? 아니다. 직접 팬들과 만나 팬서비스를 하는 것은 선수들이지만 구단 차원에서의 노력이 분명 필요하다.

 

위 조사에서 나온 결과처럼 SSG 랜더스는 10개 구단 중 팬서비스 부분에서 가장 모범적인 팀으로 손꼽힌다. SSGSK 시절부터 선수들에게 팬서비스의 중요성을 꾸준히 언급해왔던 팀이다. 2000년대 중반부터 스포테인먼트(스포츠 + 엔터테인먼트)’를 내세워 팬 친화 정책을 널리 펼쳐왔다. 김성근 감독 재임 시절 팬서비스 거절 벌금을 책정하기도 했고, 이만수 감독과 트레이 힐만 감독은 몸소 팬들 앞에 나서 각종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여기에 2018년부터는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 CS) 챔피언상을 만들어 매달 팬서비스를 가장 잘한 선수에게 수상했다. 이런 노력에 선수들도 동화되어 자연스레 좋은 팬서비스로 이어졌다. 반면, 다른 구단들은 비교적 최근까지 팬서비스에 대한 중요성을 놓치고 있다. KIA는 지난해 정규시즌 최종전에서 선수들의 무성의한 팬서비스로 논란이 된 바 있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맞아 홈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팬들을 향해 손 흔들며 인사해달라는 장내 아나운서에 요청에도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 대다수가 별다른 반응 없이 퇴장했다는 것이다. 며칠 뒤 구단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팬서비스 논란이 나오기 시작한 지 한참 되었지만 이렇게 최근까지도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KIA뿐 아니라 다른 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구단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선수들이 따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선수들도 이를 인식하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너희들이 볼펜 한 자루라도 만들어봤냐? 너희들처럼 생산성 없는 공놀이를 하는 데에도 대접받는 것은 팬들이 있기 때문이다. 팬들한테 잘해야 한다.” 연세대학교 농구부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최희암 감독이 남긴 말이다. 팬들이 없으면 선수도, 구단도, 리그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더불어 선수들의 용인할 수 없는 일탈 행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음주운전부터 시작해서 불법도박, 성 추문, 그리고 승부조작까지 매년 좋지 못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이는 신인 선수부터 베테랑 선수까지, 그리고 2군 선수부터 국가대표 스타 선수까지 위치를 가리지 않고 골고루 배출된다. 특히 최근 가장 빈도수가 높은 것은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은 거의 모든 구단이 한 번씩은 겪었을 정도로 빈번한 일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사회 전반적으로 음주운전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관대했다. 농구선수 허재는 현역 시절 5차례 음주운전이 적발되고도 무사히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고, KBO의 음주운전 징계는 2003년에야 처음으로 이뤄졌다. 당시 KIA 서정환 코치는 제재금 300만 원, LG 김재현 선수는 5경기 출장정지와 제재금 300만 원의 징계가 내려졌다. 비교적 가벼운 수준의 징계다. 최근에는 음주운전이 훨씬 엄중한 범죄 행위로 여겨져 처벌 강화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3. KBO리그 음주운전 처벌 규정 (출처: 2021 KBO 규약 제151)

구분 출장정지 제재금 봉사활동
단순 적발 50경기 300만 원 80시간
음주 측정 거부 70경기 500만 원 120시간
음주 접촉 사고 90경기 500만 원 180시간
음주 인사 사고 120경기 1,000만 원 240시간
*2회 발생 시: 가중처벌 / 3회 이상 발생 시: 3년 이상 유기 실격 처분

2016KBO는 부정행위 예방 및 재발 방지를 위해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를 신설했다. 각종 사건·사고와 관련된 징계 관련 규정을 몇 차례에 걸쳐 강화했으며 현재 KBO리그의 음주운전 처벌 수위는 위와 같다. 단순히 적발되기만 해도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이 내려지고 측정 거부, 사고 등으로 이어질 시 처벌은 더 강해진다. 그리고 3회 이상 적발 시에는 3년 이상의 실격 처분으로 사실상 선수 생활이 어렵게 된다. 이건 KBO의 경우일 뿐 요즘에는 구단 자체 징계도 함께 이루어지는 추세다. 오히려 구단의 처벌이 더 강했던 사례도 있다. 적게는 출장 정지부터 심할 경우 방출까지 이어진다. 문제는 이러한 징계 강화에도 불구하고 음주운전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년 전, 삼성의 박한이는 음주운전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삼성에서만 20년 가까이 선수생활을 하며 우승반지 6개를 낀 박한이는 영구결번이 논의되기도 했지만 음주운전으로 불명예 은퇴를 결정했다. 그리고 이런 팀 선배의 사례를 보고도 몇 개월 뒤 삼성 최충연 역시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최충연은 KBO 징계 50경기 출장정지에 팀 자체 징계 100경기 출장정지가 더해져 한 시즌을 통으로 날리게 됐다. 최근에는 도쿄올림픽에서의 부진으로 야구계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키움 송우현이 음주운전으로 방출됐다. 이런 사례가 이어지면서 팬들의 실망과 분노는 쌓여만 갔다.

 

선수들의 사생활 및 성 관련 문제도 끊이지 않고 있는데 이는 여성 팬들의 이탈을 유발하는 주원인이다. 2019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에 따르면 KBO리그의 여성 관람객 비율은 48%로 절반에 달한다. 국내 프로스포츠 중 남자배구 다음으로 여성 비율이 높은 종목이다. 남성 팬 비율이 높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재 야구장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곳으로 변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여성 팬들이 늘어났다. 특히 경기 관람 및 시청과 지출이 많은 헤비 팬 비율이 가장 높은 층은 20대 여성으로 나타났다.

 

그렇기에 구단에게 이들은 매우 중요한 고객이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가 속출하면서 이들의 실망감은 커지고 있다. 연인 간의 트러블부터 성 관련 범죄까지 크고 작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프로야구 선수들은 대중적으로 얼굴이 잘 알려진 유명인인 만큼 개인의 사생활이 큰 파장을 낳는다. SNS 활용이 많아진 최근에는 SNS를 통한 폭로가 줄을 잇고 있다. 당사자가 SNS의 해시태그 등을 통해 폭로할 내용과 함께 사진을 첨부하고 선수와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형식이다. 이들의 일방적인 주장으로 인해 과장되거나 왜곡된 정보가 퍼지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선수 본인이 인정해 징계로 이어지는 케이스가 적지 않다. 여성 팬들에게 선수들의 성 관련 논란은 더욱 민감한 문제다. 좋아하는 선수가 논란이 생기고 이미지가 실추된다면 자연스레 팬은 떠나갈 수밖에 없다. 비록 소수일지라도 자꾸 이런 문제가 매스컴을 타면 프로야구 전반적인 이미지에 손상이 올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다른 선수들까지 피해를 본다.

 

이렇다 보니 팬들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다. 특히, 젊은 팬들, 그리고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곳이 있다. e스포츠리그, 그중에서도 LCK(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가 매섭게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일명 롤(LOL)이라고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는 남녀노소에게 사랑받으며 거의 10년째 국민 게임으로 자리 잡고 있다. 국내에서 롤 프로리그인 LCK는 초기에 남성 팬 위주의 리그였지만 최근에는 여성 팬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초 발표된 조사(LCK, 2021)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LCK 신규 유입 시청자여성 비율이 46%로 거의 남성과 대등한 수치였다. LCK를 대표로 한 e스포츠의 산업 규모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2020 이스포츠 실태조사(한국콘텐츠진흥원, 2020)’에 따르면 국내 e스포츠 산업 규모는 2015722.9억 원부터 20191,398.3억 원까지 매년 꾸준히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201995천만 달러(11148억 원)에 달한다. 작년과 올해는 그 규모가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e스포츠는 경기 템포가 빠르고 공간의 제약이 적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 스포츠가 위기에 빠져있을 때 e스포츠는 오히려 성장했다. 그리고 참여자와 관람자 간의 교집합이 크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프로야구 팬 대부분이 실제로 야구를 하진 않지만 e스포츠 팬 대부분은 게이머다. 관람자를 참여하게 만드는 움직임은 전통적인 스포츠 산업의 지향점인데 e스포츠는 이를 이미 선도하고 있다. 단순한 오락 거리로 여겨졌던 e스포츠가 점점 프로야구와 같은 전통적인 프로스포츠를 위협하고 있다.

 

코로나19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뒤덮었다. 2020년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산업 자체를 뒤흔들었다. 사람과 사람 간의 대면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전통적인 산업에 위기가 닥쳤고 IT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산업의 발전이 가속화됐다. 프로스포츠 산업은 전자에 해당됐다. 사람들이 모이는 행위 자체가 규제되어 프로스포츠 시장의 기반이 되는 관중 출입 자체에 제한이 생겼다. 초반에는 리그 자체가 중단되기도 했고 이후에는 관중 없이 경기를 치르게 됐다. 백신이 개발되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관중 입장이 완화된 상황이지만 국내는 여전히 입장이 크게 제한되어 있다.

 

티켓 판매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구단들의 재정 상태 빨간불이 켜졌다. 해외의 경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 팀 FC 바르셀로나는 파산 위기까지 몰려 있다. 거액을 쓰며 선수들을 영입한 상태에서 수입이 줄어 재정에 위기가 생겼고 구단 핵심 선수들을 헐값에 넘기는 상황에 이르렀다. 팀 간판인 리오넬 메시가 팀을 떠나게 된 것도 재정 문제의 여파다. MLB2020년 코로나로 개막이 늦춰지고 리그 단축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선수노조와 구단&사무국 간의 돈 문제가 불거졌다. 기존 162경기를 치르던 리그에서 경기 수가 단축되면 그에 따라 연봉이 줄어들게 되는 구조였다. 이들 간의 줄다리기가 오랫동안 진행됐으나 결국 예년의 37% 수준인 60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결정됐고 선수들의 연봉 역시 37%만 지급됐다. 선수들의 연봉이 줄었으나 무관중으로 시즌이 진행되면서 구단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202010,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스포츠 경제 전문 언론사 Spotico와의 인터뷰에서 재정의 심각성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코로나19로 인한 2020시즌 30개 구단의 총 손해액은 28억 달러(31556억 원)~30억 달러(3381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사정은 그나마 낫다. 한국 프로스포츠 구단 대부분은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상황으로 자생 구단이 적은 것이 오히려 시장 유지에 도움이 됐다. 2020시즌 이후 열린 KBO리그 FA 시장에서도 선수들은 수십억의 거액을 받으며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키움 히어로즈와 같은 자생 구단은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 히어로즈는 모기업의 지원이 없어 평소에도 FA 시장에서 거액 지출이 거의 없었다. 외부 영입은 고사하고 팀 소속 선수들을 지키는 것도 어려웠다. 창단 이후로 여러 차례 웃돈을 받고 핵심 선수들을 트레이드하며 구단을 유지해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구단의 상황은 더욱 악화됐고 2020년에도 히어로즈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FA 선수 계약이 없었다.

 

KBO리그는 2시즌 동안 제대로 관중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관중 입장이 일부분 허용되고 있지만 육성 응원이 제한되고 자리에서 음식 취식까지 불가하다. 오랫동안 KBO리그는 특유의 응원문화가 직관의 재미로 부각되었고 경기를 보며 치맥을 즐기는 것 또한 매력 포인트로 여겨졌다. 특히, KBO리그의 응원문화는 국내 프로야구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롯데의 홈 구장인 사직야구장은 사직노래방이라고 불릴 정도로 열정적인 응원이 이어져 왔다. 조우정, 김애랑, 서정은(2012)의 연구에 따르면 응원가와 응원단장에 대한 만족도가 팀 일체감에, 응원도구와 치어리더에 대한 만족도가 재관람의도에, 팬 일체감은 재관람의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방역수칙에 따라 응원가 제창, 응원단의 원정 동행 등에 제한이 생기며 직관의 묘미가 줄어들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률이 높아져 가면서 단계적 일상 회복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가 위드코로나(WithCorona)를 선언하고 각종 스포츠 리그에서 관중 100% 수용이 이루어지고 있다. MLB의 경우 지난 7월부터 30개 구단 전 구장이 이전과 같이 관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내년에는 관중을 100% 수용하고 육성 응원과 취식이 허용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그렇게 되더라도 예전처럼 많은 관중이 입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최근 야구에 대한 여론이 좋지 못해 제한이 풀려도 그동안 억압된 것들에 대한 보복 소비가 이루어질지 알 수 없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

위에서 살펴본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KBO리그는 분명히 위기 상태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절차인 걸까? 현재 대중들에게 야구의 이미지는 많이 손상됐다. 한 번 형성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데에는 몇 배의 노력이 요구된다. 그렇기 때문에 확실한 비전을 가지고 뿌리부터 팬들을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한 과감한 움직임을 보여줘야 한다. 우선 선수들의 팬서비스와 사생활 문제다. 프로에서 뛰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성향과 태도를 바로 바꾸는 것은 어렵다. 그렇기에 이제 막 프로에 입문하는 신인 선수들, 그리고 유소년 선수들부터 근본적인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기본적으로 국내 학원 스포츠의 폐쇄적인 문화가 문제인 만큼 야구계의 노력만으로 어려울 수 있지만 최소한 노력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KBO리그는 자체적인 힘으로 지속 가능한 리그를 만드는 자생력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은 대기업의 후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종종 흑자가 나오기도 하지만 이는 모기업으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받는 지원금이 포함되어 있고 대부분 적자로 운영되는 것이 현실이다. 매년 적자 폭이 큰데도 구단이 운영되는 것은 모기업이 스포츠를 홍보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야구의 인기가 줄고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진다면 기업도 구단 운영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연간 운영비가 수백억 원에 달하는데 홍보효과가 손해액보다 크다고 판단되면 기업은 언제든 구단을 매각을 고려하게 될 수 있다. 지난 1SK 와이번스가 SSG에 매각되면서 이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 SK의 매각을 KBO리그의 위기 신호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대기업의 든든한 후원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구단과 리그가 자생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존속에 대한 위험 부담이 생긴다. 이번 코로나19로 전통적인 수익 모델인 입장권 판매에 빨간불이 켜진 바 있다.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구단과 KBO새로운 수익모델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프로야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한 마케팅을 펼칠 필요가 있다. 기업의 이름과 상표만 빌려주는 것으로 끝나면 홍보 효과가 현저히 부족할뿐더러 팬들의 만족도 역시 떨어진다.

 

프로야구의 미래 먹거리: NFT를 중심으로

코로나19 발발 이후 야구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스포츠 산업이 위기다. 프로야구의 경쟁자는 K리그, V리그가 아닌 외부 산업이다. 누군가에겐 야구장에 한 번 가느니 그 돈으로 넷플릭스 한 달 치를 결제하는 게 더 가치 있는 일로 느껴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더욱 가속화됐다. 이는 야구만 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대표팀이 금메달을 땄다고 하더라도 이런 흐름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프로야구도 새로운 산업, 그리고 기술에 발맞춰 시대의 흐름을 따를 준비를 해야 한다. 올해 초부터 전반적인 산업에서 대두되는 키워드가 몇 가지 있다. MZ세대, 메타버스, NFT 등의 단어는 매스컴을 통해 자주 언급되며 미래 산업을 위한 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올해 급성장한 분야로는 NFT가 있는데 이는 게임, 엔터테인먼트, 미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기 시작했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프로스포츠 산업에서 NFT가 미래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먼저 NFT가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능토큰이라는 뜻으로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해주는 토큰이다. 명품을 샀을 때 같이 오는 정품인증서의 디지털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그런데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여 누구도 복제나 수정을 할 수 없는 안전성고유성을 가지고 있다. 이게 스포츠와 무슨 관련이 있는 것인 것 의문이 들 수 있다. 국내에서 아직 보급된 사례가 적지만 해외 리그에선 쓰이는 곳이 여럿 있다. 실제 해외의 사례를 살펴보자.

 

NFT를 이용한 스포츠계 대표 주자는 NBA 탑 샷(TOP SHOT)이다. NBA 탑 샷은 지난해 처음 출시된 이후 올해 초 NBA 팬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선수들의 실제 플레이 영상을 카드로 만들어 사용자들이 이를 거래하는 것인데 이 카드가 바로 NFT. 카드를 얻게 되는 방법은 크게 봤을 때 두 가지다. 첫 번째로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카드 팩구매하는 것이다. 싼 건 몇 달러부터 비싼 건 수십 달러까지 다양한 카드 팩이 있는데 주기적으로 한정 수량의 특별 카드 팩을 판매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올스타전에는 40,420개 한정 올스타 카드 팩을 판매하기도 했다. 한창 인기가 치솟았을 때는 경쟁이 심해 카드 팩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 이를 구매하면 몇 장의 카드가 무작위로 나오는 시스템이다. 두 번째유저 간 직접 거래. 카드 팩에서 뽑은 카드를 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실시간으로 카드의 가치가 변동되기 때문에 이로 인해 손해를 볼 수도 혹은 큰 이득을 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카드의 가치는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유명한 선수일수록, 그리고 멋있거나 의미 있는 장면일수록 가격이 높아진다. 그리고 추후에 선수의 위상이 더 높아지거나 떨어진다면 이에 따라 가격이 변동될 것이다. 지금까지 거래된 카드 중 가장 비싼 것은 23만 달러(27천만 원)짜리 르브론 제임스의 카드다. 이 카드는 2020 NBA 파이널 1차전에서 보인 르브론의 덩크 장면이 담겨있고 79개 한정으로 생산됐다. 나쁘게 표현하면 디지털 쪼가리일 수 있는 것이 웬만한 슈퍼카 한 대 값 이상의 금액으로 판매됐다. 글로벌 디앱(Dapp) 정보 제공 서비스 플랫폼 뎁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NBA 탑 샷의 누적 거래액은 68천만 달러(8,025억 원)에 달한다. 스포츠 업계에 새로운 시장이 형성됐다.

 

이쯤 되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길지도 모른다. “그 카드가 왜? 영상은 유튜브로도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는 일종의 카드 수집 문화와 비슷하다고 봐도 좋다.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의 물리적인 카드를 출시하고 이를 수집하는 문화가 널리 퍼져 있다. 오래전에 유명 선수의 카드를 수집하고 나중에 경매를 통해 거액의 수익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를 디지털화 시켰다고 보면 편하다. 그렇지만 물리적 카드와 NFT는 분명 다른 점이 있다. 일단 비주얼의 차이가 있다. 물리적 카드는 사진으로서의 한계가 있지만 NFT는 어떤 형태로든 가능하다. 사진, 음성, 영상 등 표현 가능한 형식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카드의 종류에 따라 특정 카드를 모으면 완성되는 도전과제 같은 미션도 있어 수집욕구를 더욱 자극한다. 그리고 최대 장점은 거래가 편하다는 점이다. 가격을 설정해 올리고 실시간으로 구매를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판매된다. 주식이나 가상화폐를 사고파는 것처럼 쉽다. 수집으로 인한 개인 만족과 투자로서의 가치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개인의 소유권고유성을 보장해주기에 가능하다.

 

스포츠계에서 NFT는 카드 수집의 형태 외에도 다른 형식으로 이용되기도 한다. 축구 분야에서 소레어(SORARE)NFT를 이용한 풋볼 판타지리그. NBA의 탑 샷은 선수들의 활약을 카드에 담았다면 소레어는 선수 자체가 하나의 카드다. 카드 팩을 사거나 직접 거래를 통해 선수를 수급하게 되고 보유한 선수들을 이용해 판타지리그에 참여하는 것이다. 참여한 선수들의 실제 활약이 판타지리그에 반영되고 이를 통해 자신의 성적이 결정된다. 또한, 선수 카드에는 등급이 있어 카드가 상위 등급으로 갈수록 보너스 점수가 주어진다. 그리고 성적에 따라 상품을 주는데 상품으로는 새로운 카드 혹은 가상화폐가 있다. 결국 유저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 높은 등급의, 잘하는 선수를 구입하길 원할 것이고 이 선수들은 자연스레 가격이 오른다. 현재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의 경우 기본적인 인기가 높은 데다가 리그에서의 활약도 좋아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소레어는 점점 라이선스 범위를 넓혀가고 있는데 K리그도 지난해 6월 협약을 맺은 바 있다. 소레어는 판타지리그라는 경쟁 요소를 가미해 단순한 수집과 투자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아직은 소레어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널리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얼마 전 소프트뱅크 비전펀드2 주도로 한 68000만 달러(8,026억 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됐다. 소프트뱅크는 유망한 시장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데 거액의 투자가 이뤄진 만큼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에선 어떨까? 최근 국내 스포츠계에서도 NFT 관련 움직임이 여럿 보인다. K리그, KOVO(한국배구연맹), KBL(한국프로농구연맹) 등 대부분의 리그가 NFT 사업과의 협약을 맺는 추세다. KBO 역시 지난 97NFT 기반 상품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렸다. 일단 NFT에 발은 들였지만 어떤 결과물을 내놓을지가 중요하다. 국내에서 카드 수집 문화나 판타지리그가 해외에 비해 활성화가 되지 않았다. 비교적 마이너한 문화로 취급되어 스포츠 카드나 판타지리그 관련 시장의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무턱대고 신기술을 도입한다는 명분만 내세워 그대로 따라 한다면 당연히 망한다. 국내 실정에 맞는 전략을 취해야 할 것이다. 긍정적인 것은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투자에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난다는 점이다.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신한은행, 2021)에 따르면 2020년 주식 투자 비율이 전년 대비 8.3%p 증가했는데 이 중 20의 투자 비율이 가장 큰 폭(+15.3%p)으로 증가했다. 주식뿐만 아니라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도 과감하다. 젊은 스포츠팬에게 NFT는 수집의 대상이자 흥미로운 투자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야구를 이용한 적극적 마케팅: SSG처럼?

KBO리그에서 히어로즈를 제외한 9개 구단의 모기업은 모두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다. 통신, 전자, 게임, 유통 등 그 분야도 다양하다. 그런데 정작 이들이 기업 홍보에 야구를 활용하는 것은 다소 소극적으로 느껴진다. 조 단위로 움직이는 대기업에 야구단 운영 정도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연간 수백억 원의 운영비가 지출되는 만큼 구단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해야 기업의 만족도가 올라간다. NC 김택진 회장, 두산 박정원 회장처럼 오너의 야구 사랑만으로 만족한다면 모르겠지만 같은 야구 덕후인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의 SSG 랜더스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올해 초 SK 와이번스를 인수하고 창단된 SSG는 막내 구단이지만 마케팅 부분에서 가장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창단 당시부터 정 부회장은 구단을 그룹의 중심적인 사업에 포함할 것을 선언했다. 야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팬들의 만족도를 높여 신세계 유니버스에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현재까지 그 모습은 성공적으로 보인다.

 

전반기 SSG는 계열사와 연계한 마케팅에 적극적이었다. 가장 먼저 나타난 것은 4월 개막과 동시에 나흘 동안 열린 랜더스데이 이벤트다. 이는 팀 창단과 KBO리그 개막을 맞아 열린 할인행사다. 기업이 야구단의 이름을 내걸고 진행한 이례적인 이벤트다. 이를 통해 SSG닷컴과 이마트의 방문자와 매출이 크게 늘었고 야구를 잘 모르는 고객들에게도 랜더스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랜더스데이가 야구단을 이용한 기업의 마케팅이었다면 계열사를 이용한 구단의 마케팅도 있었다. SSG5월 중 계열사인 스타벅스와 협업해 랜더스벅 모자와 유니폼을 판매했다. 이는 온라인에서 오픈 3분 만에 완판됐고, 오프라인 판매에는 전날부터 텐트를 치고 줄을 서는 팬까지 등장해 화제를 모았다. 여기까지만 보면 다른 구단에서도 나오는 단순한 콜라보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지만 SSG는 더욱 원대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청라 국제도시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스타필드 청라를 계획 중이다. 여기에는 SSG의 신구장이 함께 들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야구장과 쇼핑몰이 연계되어 하나의 테마파크를 구성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이렇게 된다면 기존에 야구 경기를 보러 방문하는 단순한 경기장의 역할을 넘어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 프로야구에서 이런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 주변에 즐길 수 있는 시설은 고사하고 교통 접근성조차 떨어지기도 한다. 일본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의 홈구장인 라쿠텐생명파크가 좋은 모델이다. 라쿠텐생명파크에는 야구장과 함께 놀이공원, 쇼핑공간, 숙박시설 등이 더해져 스포츠와 라이프스타일이 접목됐다. 이렇게 되면 팬들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것만이 아니라 지역에도 하나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며 상징성을 가질 수 있다. 아직 계획에 불과하지만 실현된다면 국내 프로스포츠에서 독보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이나 한화처럼 소비재와 거리가 먼 기업의 경우 구단과 사업을 연계한 활용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다른 구단들은 충분히 시도해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정 부회장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언급한 구단이 있는데, 바로 롯데 자이언츠. 롯데는 신세계와 더불어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통기업이다. 식품, 유통, 관광, 서비스 등 다양한 계열사를 가지고 있지만, 야구단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지 못하다. 정 부회장은 이런 롯데를 두고 본업 등 가치 있는 것들을 (야구와) 서로 연결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을 했다”, “걔네는 울며 겨자 먹기로 우리를 쫓아와야 할 것이다라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한 구단의 구단주로서 꽤나 대담한 발언이었다. 여기에 남의 구단에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한편으론 산업의 발전과 다른 구단의 개선을 촉진하는 발언이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실제로 롯데가 이에 대응하듯 SSG와의 개막 시리즈 당시 자사 롯데ON’을 통해 원정가서 쓰윽 이기고 ON’이라는 문구와 함께 행사를 진행했다. SSG의 애칭인 발음을 이용한 문구로 보인다. 여기에 롯데 신동빈 회장은 6년 만에 야구장을 찾아 직관에 나서기도 했다. 두 기업이 유통 라이벌인 것처럼 KBO리그에서도 롯데와 SSG가 야구 외적으로 선의의 라이벌이 형성됐다.

 

롯데는 오히려 활용만 잘한다면 SSG보다 더 좋은 성과가 나올 수 있을지 모른다. 기본적으로 롯데는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인기 구단으로 부산 스포츠의 상징적인 존재다. 충성도 높은 팬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느껴진다. 롯데그룹은 최근 몇 년간 내부 경영권 싸움과 뒤늦은 디지털 전환 등 여러 문제로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이런 움직임이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이는 다른 구단, 그리고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도 마찬가지다. 야구와 기업 간의 시너지 효과가 형성된다면 스포츠에 돈을 쓰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을 것이다.

 

마무리하며

당분간 프로야구는 다소 어려운 시기를 겪을지도 모른다.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도쿄올림픽에서의 부진 등 일시적인 논란으로 인한 문제라면 크게 걱정할 것은 없다. 그렇지만 꽤 오랜 시간 동안 누적된 결과이기에 그 여파는 더욱 크고 길게 갈 수 있다. 주식시장에서도 일시적인 이슈로 인한 급락은 반등의 여지가 있기에 매수의 대상이 된다. 하지만 지속적인 하락은 매도의 대상이 된다. 급락보다도 무서운 것이 장기적으로 잔잔하게 우하향 그래프를 그리는 것이다. 한때 고점을 찍었던 프로야구는 현재 고객의 유입보다 유출이 많다. 많은 팬들이 프로야구를 손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기업(KBO)의 호재다. 일시적으로 주주()들을 달래는 얄팍한 수는 통하지 않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위기를 탈피할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언젠가 다시 프로야구가 떡상하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Reference

 

한국야구위원회(KBO). (1982-2021). 연도별 관중현황. https://www.koreabaseball.com/

한국갤럽조사연구소. (2013-2021). 프로야구에 대한 여론조사 - 선호 구단, 예상 우승팀, 좋아하는 선수, 관심도. https://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191

Sports Business Journal. (2017). Going gray: Sports TV viewers skew older. https://www.sportsbusinessjournal.com/Journal/Issues/2017/06/05/Research-and-Ratings/Viewership-trends.aspx?ana=register_free_form_2_filled

한국프로스포츠협회(KPSA). (2020). 2019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조사. http://data.prosports.or.kr/resources/upload/board/m01/20201207/f885aa4b-d2bc-423a-894c-879cbe9f5ba0.pdf

한국야구위원회(KBO). (2021). 2021 KBO 규약. https://lgcxydabfbch3774324.cdn.ntruss.com/KBO_FILE/ebook/pdf/2021_%EC%95%BC%EA%B5%AC%EA%B7%9C%EC%95%BD.pdf

LCK. (2021). FAN DEMOGRAPHIC 1040 사로잡은 LCK. https://lolesports.com/article/1040-%EC%82%AC%EB%A1%9C%EC%9E%A1%EC%9D%80-lck/blta6170d4faa77da41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2020 이스포츠 실태조사. https://www.kocca.kr/cop/bbs/view/B0000147/1843377.do?searchCnd=&searchWrd=&cateTp1=&cateTp2=&useAt=&menuNo=201825&categorys=0&subcate=0&cateCode=&type=&instNo=0&questionTp=&uf_Setting=&recovery=&option1=&option2=&year=&categoryCOM062=&categoryCOM063=&categoryCOM208=&categoryInst=&morePage=&delCode=0&qtp=&pageIndex=1

Sportico. (2020). MLB DEBT TOTALS $8.3 BILLION AS MANFRED MULLS OPTIONS FOR NEXT SEASON. https://www.sportico.com/leagues/baseball/2020/mlb-debt-2020-manfred-1234615474/

DappRadar. (2021). NBA Top Shot statistics. https://dappradar.com/flow/collectibles/nba-topshot

신한은행. (2021).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 https://image.shinhan.com/rib2017/img/news/notice_210420_02.pdf?_ga=2.171862633.890861586.1632636449-290383976.1632636449

 

 

 

교수님 피드백

3점

- 9칸 글쓰기? 페이지 번호?

- 글쓰기는 좋음. 하지만  본인 의견이라고 하기엔 사실적 팩트가 담겨있으면 참고문헌이 필요하고, 또 참고문헌이 있을때 글의 권위가 올라감. 

모두가 알고있는 보편적 사실일 경우에만 참고문헌 필요 없음.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이다와 같은.  

- in-text citation은 심각 - 참고 문헌 리스트에 왜 기사만 있을까? 글의 권위와 신뢰성에 직결 - 9칸 글의 구조는? - 본인이 객관적 근거로 팔 수 있는데까지 파야함. 

- 글 자체는 무난하지만, 절대적으로 본인의 의견을 입증하고 주장할 만한 근거가 부족.  - 결국 글의 구조가 없기 때문. 글의 목적-연구문제-객관적 자료 분석으로 입증-결론도출 과 같은 로직이 없기 때문임. 

- 연구문제 없는 해결책이 가능? 본인이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해당 문제의 객관적 분석이 먼저 제시되어야 함. 이를 바탕으로 해결방안 제시되어야 함. 이를 위해  연구목적-연구문제-객관적 근거제시로 문제해결-결론 및 해답제시의 pairing이나 대조 비교가 필수적으로 요구됨. 

- 단순한 문제제기는 이미 인터넷에 넘쳐나고 있음. 문제들을 요약한 글이 아닌 너의 생각을 알고 싶다 영재야

 

자체 피드백

글의 구조가 제대로 짜여져 있지 않음

자료 인용이 정확하게 이뤄지지 않음

문제점만 많이 제시했을뿐 좋은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음